비에도 지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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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운영자 작성일 07-09-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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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좋은 글 올립니다.

 

시집<봄과 아수라>에서

글쓴이는 미와자와겐지

권정생 선생님 번역본 입니다.


 

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보라와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도 없고
절대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미소 지으며

하루 현미 네 홉과
된장과 나물을 조금 먹으며
모든 일에 제 이익을 생각지 말고

잘 보고 들어 깨달아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속 그늘에
조그만 초가지붕 오두막에 살며

동(東)에 병든 어린이가 있으면 찾아가서 간호해 주고
서(西)에 고달픈 어머니가 있으면 가서 그의 볏단을 대신 져 주고
남(南)에 죽어 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무서워 말라고 위로하고
북(北)에 싸움과 소송이 있으면 쓸데없는 짓이니 그만 두라 하고

가뭄이 들면 눈물을 흘리고
추운 겨울엔 허둥대며 걷고
누구한테나 바보라 불려지고
칭찬도 듣지 말고
괴롬도 끼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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